환율 급락 후 정체…19개월來 최저

원달러 환율이 개장 초반 19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뒤 소폭 반등해 1110원대 초반에서 정체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59분 현재 전 거래일인 지난 9일보다 4.8원(0.43%) 하락한 1113.4원을 기록 중이다.외환전문가들은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유로존의 최종 합의와 한국은행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따른 역외세력의 매도 공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밤 뉴욕장에서 역외환율이 하락 마감한 가운데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2원 내린 1118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편승한 역외세력이 적극적인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환율은 1112원대로 밀려났다.

이어 수출업체도 추격 매도에 나서자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3분 1111.4원까지 속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8년 9월12일(1109.1원)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다.하지만 환율 급락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수출주들이 하락하자 코스피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며 원달러 환율을 지지, 서서히 반등하며 1113원대로 낙폭을 만회했다. 현재 환율은 1113원대에서 정체하며 추가 등락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그동안 지켜보던 결제 수요들이 조금 집중되면서 환율 반등을 이끌었고, 당국에 대한 개입 경계심도 환율의 하단을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대세는 하락세인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 전문가는 "개장 초반 급락했던 환율이 외국인이 순매도 전환하고 주가지수가 하락반전하자 소폭 반등한 모습"이라며 "당국 경계심도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러들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도 환율 하락 모멘텀으로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종전 4.6%에서 5.2%로 0.6p% 올려 잡았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인 5% 내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 외환딜러는 "역외세력 시각에서 보면 원달러 환율이 아시아 다른 국가 통화와 비교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5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1p 하락한 1714.16을, 코스닥지수는 2.10p 내린 510.05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9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같은 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을 뉴욕장 대비 상승한 1.364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3.16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