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 확대 힘입어 민간 일자리 두달째 급증

3월 취업자 26만7000명 증가
고용은 경기흐름에 후행하는 지표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아지는 것을 확인한 뒤 채용을 늘리는 속성이 있다.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고용지표는 시차를 두고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지표는 이전과 달라졌다. 2월까지만 해도 정부 공식 실업률은 5% 안팎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3월에는 실업률이 4.1%로 떨어졌고,단시간 근로자와 구직단념자 등도 줄었다. 민간부문 일자리가 두 달 연속 크게 증가해 경기 회복세가 본격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물론 일각에선 판단하기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나아지는 기미가 보일 뿐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전체 고용시장이 여전히 어둡다는 것이다.

◆생기 도는 민간 고용시장

3월 고용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민간부문의 일자리 증가다. 희망근로사업 등 공공부문을 제외한 민간 취업자 수는 작년 4분기 한 달 평균 30만명씩 줄었다. 그러던 것이 올 1월 들어 감소세가 둔화됐고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가폭도 2월 14만2000명(전년동월 대비)에서 3월 19만2000명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가 11만명 늘어나면서 민간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최근 산업현장의 체감경기는 물론 실물경기가 좋아지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에 잠시 중단됐던 정부 일자리 사업이 3월부터 재개된 것도 고용 개선에 기여했다. 공공 일자리는 지난 2월 1만7000명 감소하면서 고용지표에 악영향을 줬다. 하지만 3월에는 7만5000명 증가하면서 지표 개선에 보탬이 됐다.

◆고용회복 이어질까

고용 회복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 회복 기반이 확대되고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월에도 고용률이 개선되는 가운데 취업자가 30만명 이상 증가하고 실업률은 3%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 감소폭이 확연하지 않은 데다 자영업,건설업 등의 부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업 희망자가 노동시장에 유입되면서 실업률은 계속 높을 것 같다"며 "고용 개선세는 유지되겠지만 희망근로가 끝나는 하반기에 일자리 창출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