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환위기 이전 수준 회복한 국가신용등급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어제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전격 상향조정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경제의 건실성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결과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무디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한국 경제가 전 세계적 위기 가운데서도 정부 재정적자를 억제하면서 예외적 회복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환경 개선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정부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돕는 정책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외화채권 신용등급도 Aa3에서 Aa2로, 외화예금 등급 또한 A2에서 A1으로 각각 끌어올렸다. 이번 조치가 특히 큰 의미를 갖는 것은 3대 신용평가회사 중 처음으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을 1997년 외환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려 놓았기 때문이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 S&P 등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피치의 경우는 96~97년 11월까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에 AA-를 부여했다가 지금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를 유지하고 있고, S&P 역시 94~97년 11월까지 A+를 부여했다가 지금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라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업과 금융 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고, 해외 자금 차입(借入)시 가산금리가 줄어드는 등 자금조달 여건 또한 크게 개선될 게 틀림없다. 이번 조치는 천안함 침몰 사건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는 일이다. 회복세에 들어선 경기가 다시 가라앉는 일이 없도록 투자 확대 유도 등 경제활력 제고에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외환보유고 또한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국가신용등급 조정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