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SUV 전세계 판매 중단…도요타 경영진 서로 '네 탓' 공방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로부터 '사지 말아야 할 차'로 평가받은 렉서스 GX460 판매 중단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 세계에서 자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서스 GX460의 판매를 중단하는 한편 모든 SUV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차량의 생산도 16일부터 28일까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도요타는 전날 미국의 소비자전문지 컨슈머 리포트가 GX460 2010년형을 구매하지 말 것을 권고한 직후 해당 모델의 북미 지역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판매 중단 지역을 중동,러시아,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핸들링 검사에서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차량 뒤쪽이 미끄러졌으며,실제 운전 상황에서 전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도요타 측은 "문제점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라면서도 북미 지역과 러시아,중동 등에서 판매된 렉서스 GX460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할 것이라는 교도통신의 보도는 부인했다. GX460은 지난해 말 출시 이후 지금까지 6000대가량 판매됐다. 도요타는 올 들어 가속페달 결함으로 전 세계에서 8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했으며 렉서스 GX460은 페달 리콜 대상에선 제외했었다.

한편 도요타자동차가 이번엔 경영진 사이의 격렬한 책임 공방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현 사장이 중심인 창업주 일가와 와타나베 가쓰아키 전 사장을 필두로 한 전문경영인 그룹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다 사장이 와타나베 전 사장에게 "현재 맡고 있는 부회장직을 내놓고 자회사 경영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와타나베 전 사장이 거부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WSJ는 "10여년간 이어져온 창업주 일가와 전문경영인 진영 간 반목이 리콜 사태를 계기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아/이유정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