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인양, 침몰 원인 규명 이후가 중요하다

천안함 함미가 침몰 20일 만에 어제 드디어 인양됐다. 안타깝게도 실종 장병들은 모두 순직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순직 장병과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哀悼)를 표하며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정부는 이들을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 예우하고 유족 보상에도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침몰 원인규명 조사도 속도를 내게 됐다. 현재로서는 내부 폭발보다는 어뢰나 기뢰 등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지만 아직 어느 것도 분명하지 않다. 오로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와 물증 확보를 통해 사고의 진상을 밝혀 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안함 자체에 대한 조사는 물론 바다 밑이나 진흙 속에 있을지도 모를 천안함이나 폭발물의 파편에 대한 수색 작업과 증거물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이제 머지않아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올 것인 만큼 냉정함과 인내심으로 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군 당국 역시 군사기밀 등의 문제로 모든 내용을 다 공개할 수 없는 고충이 있겠지만 더 이상의 불필요한 억측과 의혹,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 납득(納得)할 수 있는 수준의 조사결과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사고 원인을 포함해 북한의 개입 추측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우리가 어떤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로 대응방법의 선택 또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다각적인 검토와 함께 상응한 대책을 강구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대책 마련과 실행에 있어 무엇보다 국제공조가 중요함은 물론이다.

이와함께 군의 지휘 및 보고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도 차제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천안함 침몰 당일 밤 합참의장과 국방부장관이 사고 발생 49분과 52분이 각각 지나서야 첫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결코 반복돼선 안됨은 물론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책임 소재를 가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