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정 백혈병과 무관"

외부 전문가와 공동조사 추진
삼성전자가 15일 경기도 기흥사업장에서 국내외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병 논란에 대해 "사업장 근로환경과 백혈병 발병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조수인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담당 사장은 "직원들이 불의의 질병으로 운명을 달리한 것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한다"면서 "하지만 일각에서 백혈병 발병이 반도체 생산라인의 근무환경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이번에 제조기밀 유출 우려를 무릅쓰고 공정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발암물질인 벤젠 성분이 검출됐다거나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방사선 설비의 안전장치인 인터록을 해체하면 설비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동시에 가동도 멈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실시된 두 차례의 역학조사와 컨설팅을 통해서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향후 국내외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 학술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은 근로자 · 엔지니어 및 사무직 종사자들은 총 22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역학조사를 진행했지만 백혈병과 반도체 공정의 연관성은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 관계자는 "환자 및 유족들에 대한 보상문제와 별개로 정부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책임있는 기업으로서의 공식 입장"이라며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정부기관의 공신력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판에 박힌 반(反)삼성 캠페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