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 인양] "배 바닥 ∧자형 훼손"…어뢰ㆍ기뢰등 외부충격 무게"
입력
수정
사고 원인 조사는…천안함 함미 부분이 15일 인양되면서 폭발 원인 규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 · 군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외부 충격에 의한 천안함의 침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좌초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합조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선체를 둘러본 뒤 "함미 선체 내 격실 등이 모두 위로 치솟은 '∧'자 형을 그리고 있다"며 "선체 밑으로부터 어뢰 등 수중 무기에 의한 수중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단면 등 선체의 정밀 분석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합조단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또 다른 해군 잠수함전단 관계자는 "기관 엔진실의 녹색 천장이 충격에 의해 들려 올라와 있는 상태"라며 "이 외부 충격이 강력한 폭발력을 동원해 선체를 뚫었으며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에 의해 천안함이 아래위 쪽으로 꺾이면서 선체가 두 동강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사고 당시 지진파에 의해 파악된 TNT 폭발 규모가 상어급(300t) 잠수함 등에 탑재된 중어뢰의 위력과 맞먹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인양된 함미 우현 절단면 부근에 뭔가에 긁힌 듯한 4~5개의 스크래치 사선이 발견되면서 암초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배가 암초와 충돌할 때 생기는 스크래치와 비슷하다"며 "사고 당시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해역엔 다수의 암초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암초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양 과정 중 체인에 의해 긁힌 자국일 수도 있어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 전문가까지 참여한 합조단은 과학수사와 선체구조 · 관리,폭발유형 분석,정보 · 작전분석 분과 등으로 나눠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침몰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 태평양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대한 질문에 "침몰한 천안함의 인양과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천안함을 인양하고 함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