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곳 중 1곳 "원자재價 감내 수준 넘었다"

국내기업 4곳 가운데 1곳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애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의 24.8%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미 감내 수준을 넘었다'고 답했다고 15일 밝혔다.이어 '앞으로 약 10%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응답이 60.1%에 달했고, '20% 이내까지'라는 응답은 12.1%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감내 수준을 넘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29.8%에 달했으며, 대기업은 13.9%로 조사됐다. 또 중소기업의 59.2%는 '원자재 값이 10% 이상 상승하면 감내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실제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전년(49.41달러)보다 약 74% 급등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도 전년보다 64%가량 상승했다.세계 비철금속 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도 전년보다 125%나 올랐다. 이밖에 구리 3개월물은 72.4% 상승했으며, 알루미늄 3개월물과 아연 3개월물도 각각 63.1%, 68.5% 뛰었다.

이에 따른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의 31.9%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 여파로 기업 경영에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답했고, 61.3%는 '피해가 다소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피해 형태(복수응답)는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53.0%) △구매 자금난(41.1%)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22.6%)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21.9%) 등으로 나타났다.이런 피해에도 기업 69.2%는 원자재 값 상승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업체 다양화와 비용 절감 노력, 대체원료 물색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해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와 수입관세 인하, 긴급할당관세 시행 등 정부의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