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체들 화장품서 '수익원'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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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까지 현금창출 수단에프씨비투웰브 메디포스트 알앤엘바이오 등 바이오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본업인 치료제 개발이 장기 프로젝트여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워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해 화장품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포스트·에프씨비투웰브 등 줄기세포 제품으로 시장 진출
1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프씨비투웰브는 최근 화장품 사업팀을 신설하고,줄기세포 배양액 추출물을 함유한 화장품 '뷰셀'을 출시했다. 제품군은 에센스 아이크림 등 9종으로 지방유래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해 피부 재생력이 탁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메디컬 화장품'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올 하반기에는 병의원용 메디컬 화장품을 비롯해 홈쇼핑용 범용줄기세포 화장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근경색 관련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는 에프씨비투웰브는 올해 화장품 부문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제대혈 1위업체인 메디포스트도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반기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화장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알앤엘바이오도 올해 백화점 등 유통망을 늘리며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부 협력 병원을 통해 유통하던 메디컬 화장품 브랜드 '닥터 쥬크르'를 최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관에 입점시키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닥터쥬크르의 '마이 셀'제품은 본인의 지방조식에서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해 만든 맞춤형 화장품으로 600만원~1000만원대의 고가다.
알앤엘바이오 관계자는 "자가 줄기세포 화장품은 안전성이 높고,자신의 어린 줄기세포를 이용하므로 피부 복원력에서도 효과가 큰 것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맞춤형이 아닌 일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제품은 알앤엘바이오가 협력 병원을 통해 채취한 성체지방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배양액을 사용해 제조한다. 알앤엘바이오는 올해 매출 목표 1000억원 가운데 30%를 화장품 사업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탯줄 줄기세포 바이오기업인 히스토스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미국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탯줄 줄기세포를 이용한 대머리 치료'를 비롯해 줄기세포와 관련한 미국 특허 2건,유럽 특허 2건,국내 특허 7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프로스테믹스,지코앤루티즈 등 바이오 업체들도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 화장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안전성 논란은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에선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EU는 금지목록으로 지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어쩡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