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형 창호시장, 단열 효과만큼 뜨겁다
입력
수정
정부, 최대 50% 절감안 발표 후LG하우시스 한명호 사장과 임원들은 올초 지난해 실적을 결산하면서 예기치 않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놀랐다. 알루미늄 창호 사업분야의 매출이 2008년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한 약 10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출 성장의 주역이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였다는 사실이다. 이 창호 분야는 막 걸음마 단계인 데도 급성장세를 시현한 것.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는 기존 알루미늄 창호보다 내구성과 밀폐성을 높인 설계로 단열효과를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LG하우시스·이건창호 등 선점전
'에너지 절감형' 창호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는 정부가 2012년까지 현재 주택이나 빌딩에서 소비되는 냉난방 에너지를 최대 50%까지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녹색도시 · 건축물 활성화 방안'을 지난해 말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건자재 업체들은 건축물 창호,벽 등의 부위별 단열 성능 기준 및 에너지 효율 규정이 지금보다 2배 이상 강화될 것으로 예상해 기준에 맞는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에너지 절감형 창호의 핵심 기술은 냉난방 에너지가 건물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단열유리다. 이 분야에서는 LG하우시스와 이건창호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먼저 LG하우시스는 단열 성능과 결로 방지 효과를 강화해 기존 창호보다 단열 성능을 30% 이상 개선한 창호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일반유리 대비 20% 이상 에너지 절약효과를 높인 로이유리에다 국내 최초로 크립톤 가스를 주입해 단열 성능을 대폭 높인 'Z;IN 크립톤 삼중유리'가 적용됐다.
이건창호는 기존 로이유리 창호에 비해 단열 성능을 28% 이상 높인 고단열 기능성 창호제품인 '3중유리 창호'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건창호 관계자는 "겨울에는 안에서 발생한 난방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여름에는 바깥의 열기가 차단돼 내부 공간이 120㎡인 주택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연간 10만원 이상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며 "유리의 성능과 창호설계를 개선해 효율을 더 높인 제품이 하반기부터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L&C도 유리 사이에 약 100㎜의 공기층을 주입해 단열 효과와 결로 방지 효과를 높인 이중유리가 적용된 발코니 전용 2중창 'LS이중창'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인 기능성 창호 시장이 3년 내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일반 유리 창호가 시장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5년에는 에너지 절약형 창호 제품 비중이 8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