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 10조 눈앞…PBR론 부담

1.3배 넘을땐 매수세 위축 경향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고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경쟁 국가에 비해 앞서 외국인의 매수 기조는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R) 측면에서는 가격 부담이 생기기 시작해 외국인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조9997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1월은 6566억원 순매수에 그쳤고,2월에는 96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3월 이후 9조3528억원 순매수하는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최근 한 달 반 동안 사들인 금액이 작년 연간 순매수(32조3903억원) 규모의 30%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의 이익증가 추세가 뚜렷해 올해도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작년 영업이익 합계는 2008년에 비해 1% 줄어든 55조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임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도 이런 실적 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분석대상 177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가 77조9244억원으로 작년(48조3585억원)보다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은 연초보다 커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의 PBR는 1.36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께 9.1배였던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로 올라 10배에 근접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이후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 행태를 분석한 결과 PBR 1배 미만에선 적극적으로 샀지만 1.3배 이상에선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