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 관련설은 날조" 침묵깬 北…왜?

어뢰공격설 나오자 '꼬리 자르기'
안보리 등 국제적 비난차단 포석
북한이 천안함 침몰 사고 22일 만인 지난 17일 '날조'라는 첫 공식 반응을 내놓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군사적 대남 입장을 공표할 때 활용하는 군사논평원 글을 통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강력 반발한 것이다.

논평원은 "남조선 괴뢰군부 호전광들과 우익 보수정객들은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되자 불상사를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역적패당은 최근 외부 폭발이 어뢰에 의해 일어났고 그 어뢰는 우리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북 관련설'을 날조하여 유포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평원은 "제 입으로 함선 침몰 원인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이렇다 할 근거를 찾지 못한 상태라고 공언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북 관련설'을 내돌리는 가소로운 처사를 두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며 그동안 침묵을 지킨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이 침묵을 깨고 나선 것은 천안함 함미 인양을 계기로 북한 어뢰 공격설이 급부상하자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 의혹의 시선이 점점 쏠리면서 마냥 침묵으로 일관하면 연계설을 시인하는 꼴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국가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며 북한 연계성에 무게를 실었고 미국도 원인규명이 우선이라면서 6자회담 재개 문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자신들을 둘러싼 불리한 흐름을 타개하려는 포석이다. 외국 전문가들이 조사에 참여한 만큼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적 비난을 차단하고 침몰 사고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더라도 이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