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예비후보에게 듣는다] (1) 오세훈 시장 "공약 95% 달성…4년간 그랬듯 서울 위해 미칠것"

재개발지역에 휴먼타운 조성…아파트 일변도 건축문화 바꿀것
방과후 수준별 학습…공교육 강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집무실 벽 한쪽엔 깨알 같은 글씨로 500여개의 공약 이행도가 적혀 있다. 4년 전 서울시장으로 첫걸음을 내디딜 때 내놓은 245개 정책 공약의 세부 이행 성적이 담겨 있는 것.오 시장이 1시간 넘게 인터뷰하는 동안 교육 주거 문제부터 보육 노후 일자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문에 자신있게 답변할 수 있는 원천이었다. 오 시장은 "이번에 발표하는 모든 공약은 지금까지 구현해 온 정책들을 양과 질적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공약은 잘 이행했나요. "제가 내세웠던 공약 245개 중 234개를 달성했습니다. 나머지는 현실 정책과의 괴리가 커서 수정 · 보완한 것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형 어린이집이죠.원래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늘리려고 했지만 예산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대안으로 서울 어린이집의 90%를 차지하는 민간 보육시설의 수준을 높였습니다. 80개 항목을 만들어서 민간시설이 요건을 충족하면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인정하고 예산 지원도 해줍니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 1만여명이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옮겨왔습니다. "

▼뉴타운 추가 지정은 있나요.

"뉴타운이 부진하다고 하는데 부동산 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개발 지역에서는 뉴타운과 완전히 다른 정책을 시행할 겁니다. 바로 휴먼타운 조성이죠.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저층형 주거공간을 만들고 서울시가 행정과 재정지원을 하는 거죠.강북구 인수동,성북구 성북동,강동구 서원마을에서 이미 지난해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휴먼타운은 아파트 일변도의 한국 도시 건축에 대한 저항지가 될 것입니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외관 지향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는데요.

"'디자인'은 21세기형 도시 비전입니다. 시민들은 이제 회색도시보다는 녹색의 휴식공간을 원합니다. 그래서 뒷산을 공원으로 만들고 한강과 지천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경제효과로도 이어지죠.난삽하고 지저분하던 상권을 산뜻하게 정비했더니 상인들의 매출이 200%까지 올라갔다는 보고도 받았습니다. "

▼서울 시민들은 무엇을 가장 원하나요. "서울시장은 매일 그걸 생각하면서 살죠.교육 한 가지만 대표적으로 설명한다면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았습니다. 공교육 강화 요체는 방과후 수준별 학습이죠.이미 3월에 행복한 학교라는 사회적 기업을 출범시켰고 교사 공급 시스템까지 준비했습니다. 학습준비물도 학교가 책임지게 할 겁니다. "

▼일자리 100만개는 실현 가능한가요.

"관광산업 육성이 핵심입니다. 연간 600만명 수준이던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제 임기 동안 780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세계 11위였던 서울의 컨벤션 산업 규모는 재작년에 7위까지 올라섰습니다. 1년 동안 300억원만 투자해도 이렇게 획기적으로 늘어납니다. 특히 관광산업은 수입이 고스란히 일자리 확대로 이어집니다. "▼서울시도 고령층이 점점 늘고 있는데요.

"노후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안이 있습니다. 찜질방 노래방 영화관 등 노인들의 즐길거리를 모아둔 '노인행복타운' 등 권역별로 노인복지복합시설을 총 5개 만들 계획입니다. 하루 입장료 2000~3000원에 시설 이용요금도 백원 단위로 받을 생각입니다. 치매노인을 위한 돌봄(day-care) 센터도 만듭니다. '10-10-10 시스템'으로 운영합니다. 자치구당 10개씩,집에서 10분 거리에,밤 10시까지 노인들을 돌봐주는 센터입니다. 이미 작년까지 200개를 만들었고 연말까지 250개를 세울 예정입니다. "

▼서울시장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요.

"정치선거를 지양하고 정책선거를 할 생각입니다. 경험의 힘과 미래비전을 통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할 것입니다. "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통하는 문이라고도 하는데요. "나중에 정치적인 도약대가 되는 자리임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4년 동안 그랬듯이 또다시 서울을 위해 미칠 것입니다. "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