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신사 스포츠?…아마추어 95% "라운드 중 속여"

美듀크대, 1만5000명 조사
미국 듀크대는 최근 1만5000명의 아마추어골퍼를 상대로 '라운드할 때 얼마나 정직하게 플레이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조사 대상의 95%가 골프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볼이 어려운 라이에 있을 때 '풋(foot) 웨지'로 슬쩍 차내거나 1.2m 거리의 퍼트를 그냥 걷어올리고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 자릿수 핸디캐퍼'들이 82타를 치고 스코어를 80타나 79타로 적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속임수'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골프매거진은 듀크대 조사를 인용,골퍼들의 규칙 위반 사례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속여도 용인되는 행동 5가지

①티샷하기 전에 먼저 친 동반 플레이어에게 어떤 클럽을 썼는지 물어보는 일이다. 규칙상으로는 2벌타다.

②연습스윙하다가 무심결에 볼을 건드린 뒤 벌타 없이 원위치하는 경우다. 규칙상 1벌타 후 원위치해야 한다. ③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멀리건' 받기.골프 규칙에 멀리건(샷이 잘못될 경우 벌타 없이 다시 치도록 용인하는 것)은 없다. 다시 치면 3타째다.

④어드레스하려다가 볼을 움직이게 하고도 벌타 안 받기.역시 1벌타 후 원위치에 갖다놓아야 한다.

⑤페어웨이의 디봇자국에 들어간 볼을 툭 차서 꺼내는 일.인플레이볼을 움직였기 때문에 1벌타감이고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부도덕한 속임수 5가지

①생각만큼 스코어가 나오지 않았을 때 스코어 고치기.자신은 잘 쳤다고 느꼈는데 스코어카드를 보니 예상밖일 경우 슬쩍 스코어를 고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②나무 뒤에 멈춰있는 볼을 버젓이 주워 페어웨이 쪽으로 던져놓기.그렇게 하여 그린을 직접 노릴 수 있고,그 결과 파를 잡는다면 그것이 진정 파일까. ③러프에서 볼을 찾지 못한 뒤 호주머니에 있는 다른 볼을 슬쩍 던져놓고 동반자들에게 "볼 찾았다"고 외치는 일.전형적인 '알까기'다. 동반자들이 모를 것같아도 다 알고 있다.

④전방의 개울을 피하려고 레이업했는데 결국 볼이 그곳에 들어갈 경우 아무렇지도 않게 프리 드롭을 하는 일.

⑤나무 뒤에 멈춘 볼을 발로 차 페어웨이로 꺼내놓은 후 그린까지 탁 트인 상태에서 샷을 하는 일.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