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형은행간 합병,폐해더 클 수 있어"
입력
수정
[한경닷컴]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형 은행간 합병이 시장경쟁력 제고보다 지배력강화에 따른 독과점적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이에 따라 대형은행간 합병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초대형 은행 출범 논의의 평가와 향후 과제’보고서를 통해 “합병에 따른 은행의 비용 효율성 개선이 시장의 지배력 증대와 집중도 상승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지 불투명한만큼 대형 은행간 추가적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우리금융지주회사와 산업은행 민영화,외환은행 매각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산하 기관이 대형은행간 합병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일반은행의 시장 독과점 지표인 HHI(1800이상은 ‘매우집중’,1000∼1800은 ‘다소 집중’ 1000미만은 ‘경쟁’)는 총자산 예수금 대출금 기준으로 각각 1621,1699.1746으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우리 하나은행,국민 외환은행간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HHI지수는 각각 2538,2707,2690으로 고도의 집중현상이 발생,사실상 독과점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다.국내 시장의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하는‘시장집중도’(CR)도 상위 3대 은행의 총자산 점유율이 2008년 62.9%에서 합병 이후에는 83.8%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75%를 초과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합병승인심사에 대해서도 논란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처럼 초대형화될 경우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기조 강화에 따른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심화돼 초대형 은행의 손실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대형 은행간 합병에 따른 부작용으로 꼽혔다.국회입법조사처 최호상 박사는 “국내 은행들이 덩치를 키운 후 소매금융이나 중소기업 금융은 오히려 약화된 반면 부동산 가계대출과 PF 등 시류성 투자에 집중하면서 서민금융시장은 오히려 취약해지는 문제를 드러냈다”며 “특히 2008년 금융위기시 국내 대형은행들이 너나없이 외화유동성 위기를 반복하는 사례에서 나타나듯 대형화를 통한 강점보다는 독과점과 리스크관리능력 취약 등의 문제점이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초대형 은행 출범 논의의 평가와 향후 과제’보고서를 통해 “합병에 따른 은행의 비용 효율성 개선이 시장의 지배력 증대와 집중도 상승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지 불투명한만큼 대형 은행간 추가적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우리금융지주회사와 산업은행 민영화,외환은행 매각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산하 기관이 대형은행간 합병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일반은행의 시장 독과점 지표인 HHI(1800이상은 ‘매우집중’,1000∼1800은 ‘다소 집중’ 1000미만은 ‘경쟁’)는 총자산 예수금 대출금 기준으로 각각 1621,1699.1746으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우리 하나은행,국민 외환은행간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HHI지수는 각각 2538,2707,2690으로 고도의 집중현상이 발생,사실상 독과점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다.국내 시장의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하는‘시장집중도’(CR)도 상위 3대 은행의 총자산 점유율이 2008년 62.9%에서 합병 이후에는 83.8%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75%를 초과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합병승인심사에 대해서도 논란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처럼 초대형화될 경우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기조 강화에 따른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심화돼 초대형 은행의 손실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대형 은행간 합병에 따른 부작용으로 꼽혔다.국회입법조사처 최호상 박사는 “국내 은행들이 덩치를 키운 후 소매금융이나 중소기업 금융은 오히려 약화된 반면 부동산 가계대출과 PF 등 시류성 투자에 집중하면서 서민금융시장은 오히려 취약해지는 문제를 드러냈다”며 “특히 2008년 금융위기시 국내 대형은행들이 너나없이 외화유동성 위기를 반복하는 사례에서 나타나듯 대형화를 통한 강점보다는 독과점과 리스크관리능력 취약 등의 문제점이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