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과강세 수혜주-유통ㆍ게임] 신세계‥백화점ㆍ이마트 성장세 탄탄… 온라인쇼핑몰도 강화

신세계를 비롯한 유통주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에 정보기술 · 자동차 관련주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호재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해지면 자동차 등 수출주에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통주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이 내수주를 팔고 수출주를 사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환율이 내려가면 상황이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주의 맏형격인 신세계는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14.9% 늘어난 총매출은 3조5225억원에 달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이익은 14.9% 늘어난 899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4.8% 증가한 2411억원이다. 박 연구원은 "봄 세일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이상 늘어나 금년 한 해 실적장세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 71만원을 유지했다. 신세계의 현재 주가는 이달 들어 53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백화점과 함께 신세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이마트의 성장세가 견조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요 품목에 대해 연중 할인 판매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이마트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7%,8.0% 증가했다. 이마트는 신세계 전체 매출의 78%,영업이익의 83%를 점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동종업계에서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기업은 신세계가 유일하다"며 "다른 마트와의 가격 경쟁도 결과적으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신세계에 유리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쇼핑몰 강화 등 새로운 사업부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2008년과 2009년에 자체 온라인쇼핑몰인 이마트몰을 통해 600억원과 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신세계는 관련 분야에서 올해 2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쇼핑몰을 인수할 거라는 소문도 연초부터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환율 하락이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신중한 의견도 있다. 해외에서 아웃소싱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물량이 미미해 기업 이익 측면에서 직접적인 호재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내수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격적인 가격할인 전략이 영업이익을 떨어뜨릴 거라는 의견도 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체와 원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않는 한 가격할인 전략에는 판매마진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며 "소비경기 또한 금년 안에 신세계의 주가를 끌어올릴 만큼 충분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