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인터뷰/장영일 병원장 "국내 최대 치과병원 새 출발…구강암ㆍ장애인 치료 앞장서겠다"

서울대 치과병원장
"서울대치과병원은 구강암처럼 사립병원에서 난이도는 높고 수익성은 낮아 기피하는 중증 치과질환을 치료하는 국가중앙치과병원입니다. 지난 3월 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쾌적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

장영일 서울대치과병원장은 "2004년 5월 서울대병원 부속병원에서 정부특수법인으로 분리 독립한데 이어 2006년 5월부터 4년간 약 600억원이 투입된 리모델링 공사가 지난달 말 완료됨으로써 국내 최대 규모의 치과병원으로 새출발했다"며 "이번에 병원의 하드웨어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규모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리모델링을 통해 1만4908㎡ 면적의 신관(지하 4층,지상 3층)을 증축했고 본관(지하 1층,지상 8층)도 전면 개보수함으로써 총 연면적을 종전의 1.7배인 4만㎡ 규모로 늘렸다. 이용객이 이동하기 편하도록 진료실과 검사실을 재배치한 데다 구강암 · 얼굴기형 · 장애인치과질환 등 중증 난치성 구강 질환을 위한 진료시설,가족 휴게실 · 여성 고객용 파우더룸 · 하늘정원 등의 휴식공간을 새롭게 갖춰 경쟁 치대병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장 원장은 오는 5월 6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그는 "2003년 서울대병원 치과진료 부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치과병원을 독립시키는 산파 역할을 한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치과병원의 독립법인화로 고난도 치과치료 기술 개발,구강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지원,장애인 등 공공진료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강암과 턱관절이상,안면기형 등의 수술은 다른 고형암과 달리 턱관절,치열,입술,구강내 호흡기관 등의 재건을 위한 고난도 성형이 뒤따라야 한다"며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및 성형외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스로 입을 벌리기도 어렵고 경제사정이 어렵고 중증이어서 악취가 심하게 나는 장애인 치과진료를 우리 병원이 아니면 누가 감당하겠느냐"며 "구강암 환자도 국내서 연간 1500~2000여명이 발생하는데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환자를 보내와 우리 병원이 이 중 300여명을 치료하고 총 40병상 중 절반을 구강암 환자가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이 병원은 정부의 치과진료정책 자문에 가장 많이 참여해왔고 임플란트 · 치조골 이식재 · 치과용 충전재 및 접착재 등의 상용화를 위해 2007년부터 3년간 251건의 시험검사 및 임상시험,국책과제 등을 수행함으로써 치과 의료 산업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외국인 진료소를 오픈,미국과 유럽 등 해외 유수 치과병원에서 풍부한 진료 경험을 쌓은 전담 의료진으로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외국인 진료건수는 2008년 289건에서 지난해 395건으로 크게 늘었다. 병원 측은 24시간 전화 및 홈페이지 진료예약,여러 진료과에서 한번에 치료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영어와 일어 등을 원활하게 구사하는 전담 코디네이터 배치 등으로 의료관광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장 원장은 "진정한 3차 치과병원으로서 좋은 재료를 쓰고한치의 실수도 범해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강남의 유명치과에 비해 치료비는 저렴하고 신뢰도는 훨씬 높기 때문에 보험치료는 물론 비(非)보험치료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