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은퇴에 아쉬워하는 이유

[한경닷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29·멕시코)가 21일 전격은퇴를 선언하자 동료나 골프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2008년 5월 아니카 소렌스탐이 은퇴선언을 할때보다 훨씬 더하다.왜 그럴까.

무엇보다 오초아의 뛰어난 기량때문이다.골프선수로서 그녀는 지금 기량이 무르익을대로 익었다.소렌스탐이 37세에 은퇴한 것에서 보듯 앞으로 10년은 정상급 선수로 활약할수 있는 기량이다.미국LPGA투어 8년간 27승을 올리고 지난해까지 4년연속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것만 봐도 이를 알수 있다.그 덕분에 최근 3년동안 랭킹 1위를 고수해왔다.그의 물익은 기량을 더이상 못본다는데 대한 아쉬움이다.두번째는 그의 인품이다.기자가 본 그는 한 마디로 ‘된 사람’이다.골프 기량도 기량이려니와 마음이 따뜻한 선수다.항상 조용하고 점잖은 매너로 푸근하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오초아는 핑 클럽을 쓴다.핑 공장은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애니조나주 피닉스에 있다.그곳엔 멕시코 노동자들이 많다.오초아는 대회를 위해 애리조나주에 가거나,아니면 클럽을 맞추기 위해 피닉스에 갈때마다 핑 공장에 들른다.물론 클럽 스펙을 맞추는 일이 주된 목적이지만,반드시 공장에 들러 멕시코 근로자들을 위로한뒤 떠난다.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멕시코 운동선수가운데 축구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다.

마지막은 온화한 미소다.오초아가 게임중 화를 내거나 클럽을 던지는 것을 본 사람은 극소수다.게임이 안 풀릴때에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온화한 미소를 띤다.자신이 화를 냄으로써 동반플레이어나 갤러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 듯하다.그는 ‘골프는 배려의 스포츠’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한 세계적 선수다.

이상은 아니카 소렌스탐이 지적한 것이지만,골퍼라면 누구나 동의할만한 내용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