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한국인 체형ㆍ생활습관 고려한 인공관절 보편화

군포병원 인공관절센터
한국인은 좌식문화에 길들여진 데다 체형도 작아 관절이 약한 편이다. 개인별로 노화 속도에 차이가 있으나 50세를 넘기면 약 50% 이상에서 관절염이 발생한다.

더욱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관절 강도도 약하고 쪼그리고 앉아 빨래하거나,걸레질을 하거나,먹을거리를 다듬는 등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줄 동작을 많이 취한다. 이 때문에 국내 인공관절 치환수술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무릎에 만성적인 통증이 오고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면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수술은 환자 관절뼈의 겉면을 다듬고 얇은 특수 금속막을 관절 겉면에 씌운 후 위 아래 관절 사이에 특수 플라스틱을 삽입해 물렁뼈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관절이 유연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이식한 인공관절을 문제 없이 오래 사용하려면 환자의 신체구조에 딱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의 군포병원 인공관절센터 민경보 소장은 "인공관절 수술이 도입되는 초기에는 인공관절의 굽혀지는 각도가 좁아 실제 관절에 비해 활동반경에 제약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발달로 다양한 재질과 크기의 보형물들이 제작돼 수명이 길어지고 한국인의 무릎 형태와 생활습관 등을 반영한 한국형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서양형 인공관절은 굴곡도가 120~135도 정도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 앉을 때 90~110도,욕조에 들어가 앉을 때에도 115도 정도만 구부리면 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무릎을 꿇거나 양반자세로 앉는 동작을 많이 취하는 좌식생활에서는 무릎의 각도가 최대 150도 정도로 구부러져야 하므로 기존 서양형 인공관절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형 인공관절은 평균 145도까지 구부릴 수 있고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155도까지 구부릴 수 있어 양반다리를 취하는 것도 문제없다. 쭈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굽힌 채 반복적인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들에게도 물론 적합하다. 그동안 인공관절 수술은 대상이 되는 환자는 대부분 여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관절 자체가 서양 남성의 사이즈에 맞게 제작되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여성환자들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 이럴 경우 주변 인대나 조직이 손상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수술 실패율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3년여 전부터 무릎 관절의 좌우 폭이 상대적으로 좁고 위 아래가 긴 한국 여성에게 꼭 맞도록 개량한 여성형 인공관절이 등장해 수술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신체조건과 생활습관에 맞는 인공관절물을 선택하고,인대 및 힘줄의 균형을 맞춰 인공관절을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체조건에 맞지 않는 인공관절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시 무릎 내측과 외측의 간격,펼 때와 구부릴 때의 관절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지 못한다면 인공관절물의 마모나 파손 속도가 빨라 부품의 수명이 단축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관절염이 재발하고 재수술 시기가 앞당겨져 인공관절을 건강하게 오래 사용하는 게 어렵다.

민 소장은 "현재까지 개발된 인공관절의 수명은 최소 15~20년,최대 30년"이라며 "환자의 신체에 적합한 인공관절물 선택,실력 있는 전문의의 한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수술,수술 후 정기적인 병원 방문과 재활치료 등 세 박자가 맞아야 30년을 내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갈수록 평균 수명이 길어져 앞으로는 평생에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두 번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하려면 연약한 관절 조직과 근력을 강화시키고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문 재활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이되 가벼운 운동과 적절한 사회활동도 권장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