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디자이너 아닌 '디노베이터'가 돼라

디자인에 집중하라 | 팀 브라운 지음 | 고성연 옮김 | 김영사 | 344쪽 | 1만5000원
2005년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잔돈을 넣어두세요(Keep the Change)'라는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고객들이 물건 값을 결제할 때 전체 금액 중 달러 이하 단위를 반올림한 뒤 그 차액을 고객 계자로 이체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가령 커피전문점에서 3.5달러짜리 카페라테를 사고 4달러를 내면 50센트를 고객 예금계좌에 돌려준다.

세계적 디자인컨설팅 기업 아이디오(IDEO)가 개발한 이 서비스로 BOA는 시행 첫 해에만 250만명의 고객을 끌어들였고,결과적으로는 120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거스름돈을 저금통에 넣어두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행동 방식에 새로운 서비스를 접목함으로써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신선한 체험을 디자인한 덕분이었다. 《디자인에 집중하라》는 아이디오의 최고경영자(CEO)가 21세기 경영전략의 신개념으로 '디자인적 사고'를 제시하면서 '기획에서 마케팅까지,CEO에서 사원까지' 디자인에 집중하라고 강조하는 책이다.

그에 따르면 디자인은 더 이상 제품의 기능이나 외관을 향상시키는 작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저자는 "디자인을 더 이상 디자이너의 손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며 "모두가 디자인적 사고를 갖춘 혁신가,즉 '디노베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디자인적 사고의 전략과 실행 방법이 책에 담겨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