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벤처 바이로메드의 꿈 바이오신약 '빅마켓' 잡는다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중국서 첫 임상3상 돌입
바이오신약 개발회사 바이로메드가 중국에서 항암계 바이오신약의 임상 3상에 돌입,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주도하는 신약 개발전에 가세했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 · 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항암보조제로 쓰이는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VM501)의 중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최근 3상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신약이 중국에서 임상단계에 들어간 것은 VM501이 처음이다. VM501은 통상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등을 병행해 항암치료를 할 때 혈소판 파괴를 줄여주는 보조 치료제로 개발됐다. 현재 유사 치료제로는 와이어스사의 '뉴메가(Neumega)'가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지만,독성이 심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실정이다.

바이로메드가 중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신약 시장성과 함께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김 대표는 "중국의 혈소판 감소제 시장은 현재 36억달러 규모로 항암제 시장과 함께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빅마켓'을 목표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혈소판 감소 관련 신약을 내놓기 위해 전 세계 바이오 회사들이 숨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 임상 3상 신청을 통해 바이로메드는 이 레이스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고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미국과 한국에 비해 임상시험의 제반 환경이 좋은 것도 글로벌 시장 공략지역으로 중국을 선택한 배경이다. 중국은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이 용이한 데다 암 등 특정 질환에 대한 표본집단이 많고,임상시험 비용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로메드는 통상 6개월쯤 걸리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의 승인이 떨어지는 오는 10월께 중국 내 임상대행 회사인 노스랜드바이오를 통해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국 14개 병원에서 수행한 임상 2상 결과 VM501은 부작용이 없는 데다 기존 치료제의 3분의 1 용량만으로 혈소판 감소증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계획대로 임상 3상을 진행하면 2013년께 중국에서 국내 첫 바이오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로메드는 또 다른 심혈관치료제인 바이오신약 'VM202'의 경우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2개 바이오신약 임상을 진행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고,향후 임상 실패로 인한 위험도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는 1996년 김 대표가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 자격으로 설립한 학내 바이오벤처기업.200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는 바이오신약 분야 연구개발과 함께 '알렉스'란 브랜드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판매와 바이러스 관련 기술이전 등 로열티 수입으로 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