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실험…원금보장형 '선거자금 펀드'

사흘만에 40억원 목표 달성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른바 '유시민 펀드'로 40억7300만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하면서 펀드 선거에 관심이 모아진다. 펀드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첫 케이스다.

김동균 유시민캠프 공보팀장은 22일 "사흘간 펀드 자금을 모집한 결과 41억원 가까이 돈이 들어와 통장계좌를 닫았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 측은 오는 8월10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수준인 연리 2.45%를 적용해 상환한다는 조건을 달아 지난 19~21일 사흘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금을 모았다. 유 전 장관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다수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리 2.45%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정기예금 이자의 평균적인 수준인 1% 내외보다는 높으며 최근 증권사의 CMA 통장 금리인 2.5~2.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선관위 측은 "통상적 이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율로 빌리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유 전 장관이 이처럼 독특한 정치자금 모금 방식을 택한 것은 경기도지사 선거비용 제한액인 40억7300만원을 동원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다. 현역 의원은 평소에도 정치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지만 무적(籍)상태인 유 전 장관은 후보 등록을 하는 내달 14일부터 정치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다. 현역 의원보다 후원금 모집 기간이 절대적으로 짧다는 얘기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항(선거비용의 보전 등)에 따르면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득표 수가 유효투표총 수의 15% 이상인 경우 선거 직후 선거자금 100%가 보전된다. 선관위는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8월1일 선거자금을 보전해 줄 계획이다. 유 전 장관이 선거에서 득표율 15%를 넘기면 원금은 보장받지만 못 미치면 자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김 팀장은 "2700여만원에 이르는 이자비용은 사비를 들여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은 15~22% 사이를 오가는 상황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