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스마트폰女' 서대리가 퇴근후 梨大에 간 까닭은?

지난 22일 오후 7시 이화여대 ECC 건물 지하 4층에 위치한 D카페.이날 퇴근 후 이곳을 찾은 Y사 마케팅 리서치 담당 서지은 대리(28 · 여)는 최근 구입한 아이폰으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에 올라온 인기 앱 중 마음에 드는 앱을 골라 하나씩 다운로드받고 있었다.

서씨는 "대학 내 모든 곳이 데이터 요금 부담 없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존'(Wi-Fi Zone)인데다 집도 근처라 퇴근 후 즐겨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선보인 아이폰용 '네이트온 메신저' 등 앱 3개를 다운로드받아 사용한 후 카페가 문을 닫는 8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서씨처럼 퇴근 후 집 근처 대학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늘면서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대학을 찾기 때문.스마트폰 이용자는 데이터 접속료를 별도로 책정하는 3G 대신 와이파이존을 이용할 경우 무료로 초고속 모바일 접속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의 무선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쿡앤쇼존'의 경우 서울 시내 3244곳(22일 KT 홈페이지 등록 기준) 중 65%인 2100곳이 대학 내 건물 등에 몰려 있다.

저녁 시간 대학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대학 내 카페 등 입주 업체들의 매출도 늘고 있다. 이대 D카페 관계자는 "저녁에는 학생들이 대부분 귀가하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지만 새롭게 직장인 수요가 생겨 문 닫는 시간을 늦춰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산학관 내 입점한 스타벅스 고대점 종업원 김모씨도 "근처에 사는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와서 시간을 보내고 가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KT가 현재 전국에 구축해 놓은 1만3800여 곳의 쿡앤쇼존을 연말까지 2만7000곳으로 확대키로 하는 등 주요 통신사들이 와이파이 인프라 구축에 나섬에 따라 대학 등 와이파이존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 '와이파이 파인더(Finder)'들의 수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