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재정 "높아진 국격 실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글로벌농업 · 식량안보기금 출범식을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민간 부문보다는 재정적인 지원에 경제 회복을 많이 의존하는 게 세계적인 기류"라며 "아직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는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세계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이 많이 어렵고 민간의 자생적인 회복력이 아직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도 이르다"고 지적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소도 잠재해 있다며 출구전략 이행의 시기상조론을 견지했다. 윤 장관은 '올해 안에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이 어렵다는 취지로 받아들여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꼭 특정 시점을 꼭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11월에 서울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금융계의 문제,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창출 문제 등이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출범식이 끝난 직후 글로벌농업 · 식량안보기금 출연(5000만달러)으로 높아진 우리 나라의 국격을 실감했다. 응고지 오콩조-이윌라 세계은행 사무총장이 윤 장관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면서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를 해 온 것.그는 "윤 장관이 출범식에서 한국도 1950~60년대 심각한 식량 부족을 겪은 경험이 있어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개발의 성공스토리를 쓴 뒤 이제 다른 국가들의 경제적인 성공을 도와주게 돼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