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값 인상 … 조선·건설, 원가상승 부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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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최고 25%포스코와 현대제철이 23일 열연강판 등 주요 철강재값을 최고 25% 올리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선 연쇄적인 철강 제품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전자 조선 건설 등 철강재를 많이 쓰는 수요업계의 생산원가 압박도 커지게 됐다.
앞으론 분기별로 가격조정
포스코는 다음 달 3일 출하분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t당 68만원에서 85만원으로 25.0% 인상한다. 열연강판을 압연해 만든 냉연강판은 18만원(22.9%) 오른 t당 96만5000원에,선박 · 건설용 철강재인 후판은 8만원(9.8%) 인상된 90만원에 공급키로 했다. 철사나 스프링 소재로 쓰이는 선재는 23.6%,자동차 및 가전용 소재인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20.3%씩 오른다. 주물 제작과정에 사용하는 주물선은 t당 15만원 올리되 영세 업체들의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해 가격 인상 시기를 다른 제품보다 한 달 늦춰 6월3일 계약분부터 적용키로 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분기별로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내달 1일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t당 69만원에서 85만원으로 23.2% 올린다. 후판은 8만원(9.8%) 인상된 90만원에 공급한다. 철근(고장력 10㎜ 기준)은 t당 4만원(5.0%) 올린 83만1000원으로,H형강 역시 t당 4만원(4.4%) 인상한 95만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국내 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포스코의 인상폭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곧 가격 조정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후판값 인상은 수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조선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선박 건조에 사용하는 후판 구매비용은 전체 생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소비 물량이 줄긴 했지만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철근,H형강 가격 상승으로 생산원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철근 공급가격을 놓고 철강사들과 갈등도 빚고 있다. 최근엔 철근값을 둘러싼 철강사들과 건설사들의 갈등이 결국 '철근 거래 중단'으로 치달았다. 다만 자동차나 전자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철강재값 인상으로 자동차 및 전자업체들의 전체 생산원가는 1~5%가량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