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주택시장 붕괴, 우리도 몰랐다" 항변

사기혐의로 피소된 골드만삭스가 내주 상원 청문회를 앞두고 치밀하게 준비 중인 해명용 내부 문건을 워싱턴포스트가 입수, 24일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문건이 오는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소환되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 등 골드만삭스 임원진들을 위해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11페이지 길이의 이 문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6년~2007년 골드만삭스의 모기지 투자 여부를 두고 벌어졌던 고위 임원들간의 논쟁을 당시 회의 내용과 이메일 등을 통해 상세히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주택시장 하락세를 미리 예상해 자신들은 주택시장하락에 베팅하면서, 반대로 고객들에게는 주택 경기 상승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도록 유인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이에 따라 문건은 당시 골드만삭스 임원진들 역시 다른 투자은행들처럼 주택시장 전망을 두고 혼란스러워했으며, 골드만삭스 역시 주택시장 버블 붕괴로 손실을 입었다는 데 변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대한 문제를 실감한 것은 2006년 말. 당시 모기지 부서 대표 댄 스팍스는 상부에 '서브프라임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하루데 2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2월 14일에는 데이비드 비냐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골드만의 모기지 트레이더와 리스크 책임자들을 회의에 소집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자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임원진들은 주택시장이 장기적인 하락세로 진입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골드만은 당시 시장 전반에 숏 포지션을 취했지만 모기지 증권으로 인한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임시적 조치의 일환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실제로 당시 모기지 시장이 회복됐을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3월 14일 존 윈컬리드 공동 사장이 스팍스와 다른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서브프라임 대출뿐 아니라 위험도가 낮은 다른 대출들의 전반적 하락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니징 디렉터 리차드 루지카는 윈컬리드 사장는 당시 이메일에 며칠 후 보낸 답장에서 "골드만이 주택시장 하락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총체적인 악순환에 빠져들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고 적었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11월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지만 우량 주택 담보자산인 프라임 모기지에는 135억 달러의 투자를 유지, 2008년 17억 달러 투자손실을 입었다. 이밖에도 골드만삭스는 금융 거래로 수익을 얻기 위해 자기자본을 투자한 것이 아니라 거래를 원하나 거래 상대자를 찾지 못하는 3자를 위해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최근의 주장도 반복할 예정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또 자사가 모기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역할을 차지했을 뿐이라는 점을 들어 골드만삭스의 시장개입이 모기지 시장 하락세를 키웠다는 일각의 주장에 반박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은 2007년 당시 골드만삭스가 주거용 모기지 시장에서 거둔 수익이 기업 전체 매출의 1%인 5억 달러뿐이란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