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가스만 확보한다면 양다리도 OK"

[한경닷컴] 천연가스를 놓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유럽 국가들의 실리 챙기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AP통신은 24일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의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사우스스트림은 2007년부터 러시아 국영회사인 가즈프롬이 추진해온 프로젝트로,러시아에서 출발해 흑해 해저를 지나 불가리아,그리스,세르비아 등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사업이다.유럽 전체 가스 소비량의 약 2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EU가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를 우회해 추진중인 ‘나부코’ 프로젝트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사업이기도 하다.오스트리아가 사우스스트림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이 가스관은 오스트리아까지 연장 건설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는 터키,불가리아,루마니아,헝가리 등과 함께 나부코 프로젝트의 핵심 일원이기도 하다.오스트리아가 나부코의 맞짱 상대인 사우스스트림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경에는 자국의 가스 공급을 최대한 보장받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오스트리아는 전체 가스 소비량의 7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가 크다.

오스트리아 뿐만 아니라 불가리아,헝가리도 두 개의 프로젝트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이들 국가 모두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가 크다.지나친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부코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위해선 러시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이들 국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이같은 유럽 국가들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우스스트림과 나부코 프로젝트가 실제로 현실화되기 위해선 앞으로 몇 년이 더 소요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