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자민당' 돌풍…TV토론 후 판도 요동

노동·보수 양강 전통 깨고 3파전
10일 남은 영국 총선이 이례적으로 3파전 혼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느 정당도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결국 노동당이 4기 연속 집권할지,아니면 보수당이 13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지 막바지 선거전이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들은 25일 "다음 달 6일 치러질 영국 총선이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의 약진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3파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노동당과 보수당의 양강 체제로 진행됐던 영국 총선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각당 대표 TV 토론을 통해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이 급부상하면서 판도가 급변했다. 1차 TV 토론에서 자민당 닉 클레그 총재가 '최고의 승자'로 부각되면서 순식간에 자민당 정당 지지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클레그 총재는 집권 노동당에 대해서는 경제 실정의 책임을 부각시켰고,보수당에는 "보수당의 정책이 유럽 내에서 영국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국수주의적 성격이 많다"고 맹공을 폈다.

지난 22일 2차 TV 토론에서 노동당과 보수당이 자민당에 집중포화를 퍼부었지만 토론이 백중세로 끝나면서 3당 간 지지율도 고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1차 TV 토론 이후인 17일 지지도는 보수당 33%,노동당 28%,자민당 30%를 기록했고,2차 TV 토론 뒤인 23일에는 보수당 34%,노동당 29%,자민당 28%의 지지도를 보였다.

결국 한때 지지율이 43%대에 이르며 정권 교체를 자신하던 제1야당 보수당은 선거가 10여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자민당에 의해 제동이 걸렸고,여당인 노동당은 자칫 제3당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