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더페이스샵과 매장 합쳐 '윈윈'

인사동 복합매장 매출 1위로
지난 주말 봄 나들이 인파로 가득했던 서울 인사동길.더페이스샵 매장은 '배용준 광고판'에 이끌려 들어온 일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계산대 앞에 줄을 선 한 관광객의 손에는 더페이스샵의 스킨 · 로션과 함께 '라끄베르'가 선명하게 박힌 기초 화장품이 들려있다. 그러고 보니 매장 한쪽에는 더페이스샵 제품이,다른 한쪽에는 이자녹스 라끄베르 보닌 등 LG생활건강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두 회사의 화장품이 함께 진열된 매장은 현재 이 점포가 유일하다. 지난달 문을 연 인사동점은 비록 '더페이스샵' 간판을 달았지만,실제로는 올 1월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뒤 처음 선보인 'LG+더페이스샵' 복합매장(사진)이다. LG가 더페이스샵과의 '합병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첫 번째 실험은 더페이스샵 매장에 LG의 화장품을 '더부살이'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더페이스샵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자연스럽게 LG 화장품에도 손이 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더페이스샵의 집객 효과가 LG의 화장품숍인 '뷰티플렉스'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더페이스샵 간판을 달기로 한 것이다.

더페이스샵은 중저가인 반면,LG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이기 때문에 함께 판매하더라도 '제살 깎기' 효과는 거의 없다는게 LG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범 점포인 인사동 복합매장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00만원가량 팔리며 이 일대 화장품숍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며 "합병 시너지가 확인된 만큼 이달 말 이태원에 추가로 복합매장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두 번째 실험은 '뷰티플렉스' 매장을 더페이스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 노량진 여의도 등 지하철 9호선 역사 내에 입점한 19개 뷰티플렉스 중 4개 매장의 '간판 바꾸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곳을 지나치는 사람의 상당수가 학생과 젊은 직장인인 만큼 뷰티플렉스보다는 더페이스샵이 어울린다는 판단에서다. LG 관계자는 "1000여개 뷰티플렉스 점포와 740개 더페이스샵 매장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점포 재배치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이 중 일부는 LG와 더페이스샵 제품이 함께 들어가는 복합점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