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저축銀 인수 꿈 이루나

예쓰저축銀 인수의향서 제출
예보, 금융위에 심사 요청
대부업체 1위인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예보는 가교은행인 예쓰저축은행을 대부업체에 매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공식 질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쓰저축은행은 지난해 부실경영으로 영업정지된 전북저축은행(군산)과 으뜸저축은행(제주)의 일부 자산을 이전받아 설립된 정리금융회사(가교은행)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4100억원으로 예보 기금 3719억원이 투입돼 부실이 모두 정리됐다. 현재는 예보에 의해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입찰에서 '러시앤캐시'란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부업체 에이앤피파이낸셜과 사모펀드(PEF) 등 4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가교은행을 매각할 때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이뤄진다"며 "예보가 이에 앞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여부에 대해 금융위에 검토를 요청한 것은 그만큼 에이앤피파이낸셜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예정일인 27일 이전까지 질의에 대한 답변을 예보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저축은행들은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러시앤캐시는 작년만 해도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다 '수신'이라는 날개까지 달아주면 가뜩이나 어려운 저축은행들의 영업기반이 상당히 잠식당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에이앤피파이낸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존 저축은행들 중에서도 고금리 대출 장사를 하는 곳이 많은데 굳이 대부업체만 인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지난해 예한울저축은행과 양풍저축은행 인수에 나섰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