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3년내 점유율 10%…빅4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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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사장, 창립 20주년 비전선포국내 생명보험 시장에서 삼성 · 대한 · 교보생명 등 '빅3'의 아성은 빈틈이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지난해 12월 현재 월납 초회보험료 기준 빅3의 시장점유율은 51.0%.나머지 19개 생명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많다.
완전판매 정착·고객서비스 차별화
"계열 금융사와 연계 강화할 것"
이 때문에 중위권 보험사들조차 빅3의 영역은 넘볼 수 없는 철옹성으로 여겨왔다. 그동안 중위권 생보사들은 사실상 빅3에 대한 도전은 접고 4위 다툼에 주력해 왔다. 국내 생보사 중에서는 동양 흥국 미래에셋생명이,외국계 중에선 ING생명이 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생명이 본격적으로 빅3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은 지난 2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3년 내에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확고한 4위를 굳히고 빅3와 함께 생보업계를 선도하는 '빅4'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빅3'구도를 '빅4'구도로 재편 의지
신한생명의 최근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만 해도 월납 초회 보험료 573억원을 기록하며 생보업계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작년 3분기(2009년 4~12월)까지 월납 초회 보험료가 653억원으로 늘어나며 생보업계 '빅4'로 뛰어올랐다. 당기순이익도 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월 초회 보험료(653억원)와 지급여력 비율(262.7%)도 생보사 4위를 기록했다. 총자산 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자산규모(10조547억원)와 수입보험료(2조1897억원)는 각각 8위와 6위에 그치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빠르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한생명은 이 여세를 몰아 빅3에 버금가는 4위자리를 굳히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작년 말 6%였던 시장점유율(신계약 기준)을 2012년까지 1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업계 2,3위인 대한생명(14.4%)과 교보생명(12.2%)에 근접하게 된다. 중형 생보사와는 격차가 벌어져 현재의 '빅3'구도가 '빅4'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한생명은 이를 위한 전략 과제로 △완전판매 정착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확대를 통한 신뢰도 제고 △최적의 채널 포트폴리오 구축과 상품 경쟁력 확보로 업계 평균 성장률 대비 20% 초과 성장 △신판매채널 개발 등 미래 신성장동력 구축 △직원과 영업조직의 역량 확대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4가지를 설정했다. 서 사장은 "단순히 시장점유율이나 자산 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라 완전판매 계약유지율 등 질적인 부문에서도 중형사 1위라는 현재의 위상을 넘어설 것"이라며 "신한금융그룹의 공유 가치체계인 '신한웨이'를 기반으로 계열 금융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4위를 벗어나 업계 선두권으로 상승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자생존 회사의 저력
신한생명은 1990년 영업개시 이후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장기적 이익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성공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1997년 외환위기로 10여개사가 구조조정되는 시기에도 후발 생보사 중 유일하게 인수 · 합병(M&A) 없이 독자적인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해왔다. 보험영업 부문에서는 설계사와 대리점 텔레마케팅 사이버마케팅 방카슈랑스 등 가장 균형 잡힌 판매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500만명의 고객을 가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라는 점도 공격적인 영업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유가증권 IB(투자금융) 소매금융 등 균형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작년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실시한 보험금 지급능력평가(IFSR)에서 중형사 최초로 보험업계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AAA'등급을 2년 연속 획득했다.
그 결과 2008회계연도 생보업계 전체 이익 규모가 70% 이상 감소했지만 신한생명은 오히려 전년 대비 140억원(10.4%) 증가한 14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중형 생보사 중 처음으로 업계 2위에 올랐다. '빅3구도'를 '빅4구도'로 재편하겠다는 신한생명의 선언이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이유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