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外人 "BUY! 현대모비스"…3주간 '1조' 샀다

최근 두 달 간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계투자자들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이상을 현대모비스에 투자했다.

현대모비스는 그간 증권업계로부터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업체 대비 주가모멘텀(상승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어닝시즌'을 맞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첫 거래일 이후 지금까지 현대모비스를 1조216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4월 내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곤 날마다 샀다.

현대모비스 주가도 이에 힘입어 3월말 대비 12% 이상 올랐다. 1주당 15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불과 3주 만에 17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3개월 간 완성차업체 성장성에 가려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해오다 밸류에이션이 투자매력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는 올들어 완성차 대비 주가가 전혀 오르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완성차업체들에 비해 모멘텀이 떨어진다는 논리 뿐이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 증가에 힙입어 현대모비스의 1분기 영업실적은 시장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더욱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시 현대오토넷 영업권 상각이 종료되므로 재무제표상 호재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에 지급중인 AS사업부문 로열티(경상이익 10% 수준)도 올해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영업구조 자체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게 임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댑 3월까지 주가수익률을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차 대비 현대모비스가 가장 좋지 못하다"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상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간 현대모비스 주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됐던 문제는 수급"이라며 "이 또한 미래에셋 등이 보유중이던 일부 지분을 외국인에게 블록딜(대량매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국인은 4월중 현대모비스 외에도 현대차(약 9300억원) 우리금융(8500억원) 신한지주(7090억원) 삼성화재(4820억원) LG화학(4520억원) LG디스플레이(4510억원) KB금융(4220억원) LG전자(3800억원) 등 자동차, 금융, IT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