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제도보완 시급해"

어린이펀드에 대한 제도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어린이펀드는 미래 일정시점에 필요하게 될 교육, 결혼 등의 목돈 마련을 위해 어린이의 명의로 부모가 가입해주는 상품이다.임진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6일 '펀드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어린이펀드는 단기수익을 위한 투자상품이 아닌 어린이의 미래 준비를 위한 장기적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는 제도적 보완을 통한 어린이펀드 활성화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펀드는 2005년 설정액이 급증하기 시작해 규모가 2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세에 어린이펀드의 설정액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9년 11월 기준 국내 어린이펀드의 설정액은 2조4800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4월21일 기준)에는 2조3300억원으로 줄었다. 5개월여 사이에 전체 설정액의 6% 가량이 감소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감소세 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장기적인 투자가 목적인 점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크다는 해석이다.이는 투자자들이 어린이펀드를 일반 투자상품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어린이펀드를 교육비 마련이나 자녀의 조기금융교육(어린이캠프, 경제교육) 등의 목적으로 가입했다면 펀드를 환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도적 보완이 없다는 것도 최근 환매의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과 달리 국내 어린이펀드는 세제혜택 범위가 일반 주식형펀드와 동일한 수준이다.

미국은 529 플랜에서 자녀의 대학 학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을 장려하고 있다. 소득세 혜택은 물론 증여세와 재산세 혜택까지 주어기도 있다. 총 투자한도는 수익자 1인당 20만달러다. 수익자가 대학에 입학하지 않는 경우 다른사람에게 수익권을 이전할 수 있다. 다만 교육과 무관한 이유로 출금하면 일반소득세와 10%의 범칙금도 부과된다.영국도 어린이펀드(child trust fund)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년에 1200파운드 이상을 어린이펀드에 부모, 보화, 가족 등이 저립할 수 있고 18세 이전에는 출금할 수 없다. 자본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18세 이하 어린이 이름으로 부모가 가입하면 250파운드를 보조하고 있다.

일반주식형펀드와 유사한 운용구조를 가진 점도 최근 환매의 이유다. 가치형에 조금 더주안점을 둔 장기투자상품이기는 하지만 일반주식형펀드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어린이펀드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시황에 따라 환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 연구원은 "어린이펀드는 상품으로서가 아닌 목적이 있는 투자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서 어린이펀드는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투자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