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로 해설이 있는 발레 '코펠리아'


[한경닷컴] “죽은 아내를 본따 만든 인형에 영혼을 불어넣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코펠리우스 박사는 정말 미친걸까요? 창가에 앉아있는 인형 코펠리아를 아름다운 아가씨로 착각하고 관심을 갖는 마을 청년 프란츠와 그의 약혼녀 스와닐다는 결국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국립발레단의 떠오르는 신예 프린스펄(principle,수석무용수) 이동훈씨가 극의 내용을 설명하자 어린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여기저기 엄마와 수다를 떠는 어린이 관객들도 적지 않다.국립발레단이 27일 해설이 있는 발레 ‘코펠리아’를 선보인다.크리스마스가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라면 어린이날이 낀 5월에는 ‘코펠리아’로 어린이 발레 팬들에게 다가서겠다는 것.이번 작품은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이 예술감독을,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했던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가 안무를 맡았다.

제임스 전의 ‘코펠리아’은 여태껏 공연된 갈라 형식이 아니라 전막 발레 해설로 진행된다.사회자는 공연 중간중간 해설을 곁들여 다음 이어질 내용이 무엇일 지 관객들과 함께 상상해본다.대사가 없는 발레공연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마임(몸동작)을 배워보는 시간도 있어 발레의 문턱을 낮췄다.

‘코펠리아’의 줄거리는 동화같다.프란츠의 약혼녀 스와닐다는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은 처녀인데 자신만을 바라보던 프란츠가 우연히 창가에 앉아 있는 인형 코펠리아에게 관심을 보이자 강한 질투심을 느낀다.둘 다 코펠리아가 인형이라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한다.코펠리아를 만든 코펠리우스 박사는 마을에서도 특이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는 발명가.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그리움에 코펠리아 인형을 만든 후 언젠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산다.결국 코펠리아에 대한 질투로 스와닐다는 코펠리우스 박사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가고 코펠리아가 인형인 것을 알게되면서 프란츠와 화해를 한 후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이다.19세기 클래식 발레 걸작 중 ‘지젤’이 비극을 대표한다면 ‘코펠리아’는 희극 발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특히 제임스 전이 안무한 ‘코펠리아’는 만화처럼 재미있는 ‘카툰 발레’의 개념을 도입했다.어린이극을 연상시키는 파스텔톤 무대배경,무지개 색깔 의상,인형 역할을 맡은 무용수들의 딱딱한 발레 동작 등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65분의 공연시간도 만 3~4세 이상 아동들에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입단 4년차 미만의 신예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5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R석 3만원,S석 2만원,A석 1만원,B석 5000원.티켓링크 1588-7890/인터파크 1544-1555.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