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in FUND]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 "수익률의 노예 되지 마라"…자산운용업 본질은 장기투자

펀드로 저축합시다 2부 (3) 판매규정 개선 시급
한경ㆍ금융투자협회 공동기획
"단기 수익률의 노예가 되지 마라."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직원들에게 단기 수익률이 아닌 전략적인 장기투자 마인드를 갖출 것을 주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에서 취임 후 첫 직원 워크숍을 갖고 "지금까지 업계가 수익률 게임 등 단기적인 목표에 너무 매몰돼 수익률의 노예가 돼 왔다"며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의 개념을 장기투자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펀드는 자녀 학자금,은퇴자금 등 미래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상품인데 주식처럼 단기 수익률만 좇는 상품을 만들면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펀드시장 게임의 룰 자체가 미래자금,장기투자로 바뀔 수 있도록 장기투자 위주로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업가치만 봐서 알 수 없는 특이한 이벤트까지 분석하기 위해선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모두 현장에 나가 발품을 팔고 시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마케팅에서도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투자자의 신뢰를 얻으려면 모든 직원들이 '다른 사람의 돈(OPM · other person money)'이 아니라 '내 자신의 돈(MOM · my own money)'을 관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단기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장기투자로 이끌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이 힘들더라도 좀 더 고객과 접촉을 늘리고 자세한 설명과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부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을 주문했다. 김 사장은 "한국이 이제 이머징마켓의 한 부분이 아니라 일본처럼 별도의 범주로 여겨질 정도로 성장한 만큼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립하고 키우는 작업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