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근 실리콘웍스 대표 "1인1실 기숙사…직원 최고 대우가 고속성장 비결"

창업 10년만에 매출 2천억 기업 키워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품인 스마트 파워 스위치 개발에 연구 역량을 올인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대덕특구 벤처기업인 실리콘웍스의 한대근 대표(53)는 27일 기자와 만나 "2015년 자동차용 반도체인 '스마트 파워 스위치' 개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빌리언달러(1조원) 매출 달성과 함께 반도체 팹리스(Fabless:공장 없이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세계 10위권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1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자동차용 스마트 파워 스위치 소자기술 개발은 회사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야심찬 프로젝트"라며 "지난 10년 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역량을 모두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1조원 매출'은 중소 벤처기업으로선 꿈같은 액수지만 대덕특구에선 실리콘웍스가 이미 "팔부능선을 넘긴거나 다름없다"며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사장은 1999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도전정신으로 반도체 팹리스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구가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용 핵심 반도체 부품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OLED 디스플레이 부품,산업용 모터구동 집적회로(IC)와 파워 스위치 등 미래 핵심 기술도 선점해 왔다. 이 때문에 실리콘웍스는 2007년 620억원,2008년 1200억원,2009년 18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는 오는 6월 코스닥시장 상장과 함께 매출이 2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LG반도체 수석연구원 출신인 한 사장이 이 분야에 뛰어든 때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이미 이름깨나 날렸던 그는 변변한 자본도 없이 열정 하나만으로 뛰어들었다.

한 대표는 "자동차는 방향지시등,윈도 모터,트렁크 자동잠금장치와 같이 수많은 전기장치로 구성돼 있으며 전기장치가 자동차 원가의 3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미엄급 자동차에는 현재 100개 이상의 모터가 장착된다"며 "앞으로 개척해야 할 영역이 크다"고 말했다.

실리콘웍스의 소자기술은 실제로 자동차 분야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자동차 부품의 전자회로에 사용되는 퓨즈 · 스위치 · 계전기 등 각종 기계적인 스위치를 반도체 하나에 통합하면서 소형 ·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대중화될 전기자동차의 경우 엔진이 없어지면서 모든 구동이 파워 스위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 전 직원 190여명 중 160명 이상이 반도체 관련학을 전공한 전문 엔지니어들로 구성돼 탄탄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 회사가 고속 성장을 한 배경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연구원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 줬기 때문이다.

"최고의 경쟁력은 최고의 대우에서 나온다"는 것이 한 대표의 지론.80% 이상이 30대 초중반인 직원들이 마음놓고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게끔 회사 가까운 곳에 전원 1인1실 기숙사를 마련해 줄 정도로 직원들을 아낀다. 학자금 · 의료비 · 주택자금 지원 등 각종 복지제도도 대기업을 뺨칠 만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숙소 냉장고에 과일 간식거리 등을 항상 채워 놓을 정도로 작은 일까지 배려하는 한 대표의 자상함에 직원들은 마치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