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뉴 G37‥남성 근육질 같은 외관 '힘이 장사네'


전기차인가? 인피니티의 대표 세단인 뉴 G37의 시동을 켰는데 조용했다. 가만히 귀를 기울였더니 잔잔한 엔진음을 겨우 들을 수 있었다. 미약하나마 운전대 끝으로 진동도 전해졌다. 뉴 G37 세단은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세단인데도 인피니티 특유의 실내 정숙성을 갖췄다.

겉보기에는 무척 날렵했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가 2850㎜로 긴 대신 높이가 1450㎜로 낮아서다. 전면부에는 더블 아치형 그릴로 포인트를 줬다. 양쪽 전조등 부위가 부푼 모습이어서 남성의 잘 발달한 어깨 근육을 연상케 했다. 계기판은 종전의 붉은 색 대신 흰색으로 바뀌었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색감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탑승자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형태다. 3.7ℓ짜리 VQ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330마력,최대토크 36.8㎏ · m의 힘을 발휘한다.

힘이 넘치는데 차체가 가벼우니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속도를 내줬다. 바늘이 시속 250㎞를 가리켜도 전혀 무리가 가는 느낌이 없었다.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는데,단수가 높아지는데 따른 변속 충격이 거의 없었다. 저단 때는 엔진 회전수(rpm)를 순간적으로 끌어올려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 했다.

뉴 G37은 대부분의 고급 세단처럼 후륜구동 방식이다. 여기에다 오버행(앞 바퀴에서 범퍼까지의 거리)까지 짧아 고속 코너링 때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운전대에는 수동 조작이 가능한 패들시프트가 달렸다. 좀 더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와 10개의 스피커는 뉴 G37이 럭셔리 세단을 지향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징표다. 가벼운 흠집 정도는 자동으로 재생해주는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와 버튼시동 스마트키,눈부심 방지 룸미러 등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공인 연비는 ℓ당 9.5㎞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