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성매매 한국여성 '토막 살인' 사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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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9일.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한적한 숲속에서 의문의 슈트케이스가 발견되었다. 자물쇠로 채워진 트렁크 속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여성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사체의 관절들은 모조리 꺾여 있었고,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의 목은 예리한 칼날에 의해 잘려나갔다. 사건의 잔인함에 일본 열도가 경악했다.
그런데, 4월 1일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범인이 스스로 경찰을 찾아 자수를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토막내 살해한 여성이 ‘하루코’라는 가명을 쓰는 한국 여성이라고 밝혔다. △하루코(春子), 그녀는 누구인가?
자수를 한 용의자는 무직의 60대 노인 이누마 세이치. 그는 속칭 ‘데리헤루’ 광고를 통해 하루코를 세 차례 만났다고 했다. ‘데리헤루’란 딜리버리 헬스의 일본식 발음으로 출장 성매매를 말한다. 출장 성매매에 나섰다 잔인하게 살해된 ‘하루코’는 누구일까?
수사 도중, 슈트케이스가 발견된 사건 현장에서 한 장의 외국인 등록증이 발견되었다. 외국인 등록증의 주인공은 2006년 일본인과 결혼한 제주도 출신의 30대 한국여성.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2009년 9월 30일 이시카와현에서 400km 떨어진 오사카에서 실종되었다 주검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루코, 아무도 그녀를 모른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하루코’의 삶을 역추적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하루코에 대해 말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녀의 실종을 걱정한 단 한명의 친구가 실종 사실을 대한민국 영사관에 구체적으로 신고까지 했음에도 무시당했던 사실마저 드러났다. 그녀의 삶에는 일본내 한국인 여성의 위장결혼, 불법송출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2010년에도 하루코는 있다.
2010년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하루코의 위험한 삶의 행적을 따라가는 여성들이 있었다. 불법송출, 위장결혼, 선불금으로 인한 빚... '그것이 알고싶다'는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이 끔찍한 토막 살인 사건에 담겨진 일본내 한인 성매매 여성의 불법송출 실태와, 범죄의 위험에 노출 되어있지만 보호받을 수 없는 또 다른 ‘하루코’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한국 여성 토막 살인사건의 진실편'은 5월 1일 밤 11시 20분에 방송된다.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