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한미약품 등 제약株, 2Q도 주가상승 어려워

대표적인 제약업체 중 하나인 한미약품이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 앞으로 제약주 주가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리베이트를 제공한 당사자뿐 아니라 리베이트를 수령한 측도 함께 처벌하는 '쌍벌죄'를 도입키로 결정, 제약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개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한미약품, 1Q '어닝쇼크'…2Q도 달라질 것 없어

30일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에 대해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올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부진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지만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70% 이상 밑돌아 예상보다 감소폭이 너무 컸다"고 평가했다.또 글로벌 임상 시험 확대로 인해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영업이익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실적부진을 만회할 만한 해외 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거나 주가가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나타나기 까지는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효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R&D 투자비용이 842억원이었던데 반해 올해에는 1000억원 수준의 R&D 투자가 계획돼 있다"며 "내수부문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R&D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한미약품이 투자하고 있는 R&D 비용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4%에서 올해 15.4%까지 상승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차입이나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한 것도 R&D 비용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염동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R&D 투자비용을 늘리고 있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한미약품의 경우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R&D 투자비용을 충당하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은 R&D 투자 확대 외에도 성과급으로 약 50억원이 지급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회성 비용이 제외된 올 2분기에도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전년 만큼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쌍벌제 실시로 제약업체 영업환경 위축될 것"

한편, 쌍벌제가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약업종 전반의 업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제네릭(복제약) 제품의 경우 리베이트 영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판매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그런데 리베이트를 규제하면 특히 대형사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돼 외형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베이트를 규제하면 판촉비나 마케팅 비용은 감소하겠지만 문제는 외형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대형사의 영업 활동은 위축된 반면 중소형사는 원외처방 증가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쌍벌죄가 실시되면 대한뉴팜 등 중소 제약사의 공격적인 영업활동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쌍벌제 시행 효과는 내년에 나타나겠지만 주가는 선행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최근 제약주는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또 다른 제약담당 연구원은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한미약품 뿐 아니라 동아제약, 대웅제약, 녹십자 등 대부분의 제약사의 실적이 부진하다"며 "올 2분기 뿐아니라 4분기 초까지도 이런 정책적 리스크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