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엑스포] 후 주석 "천안함 유감"…안보리 北제재 '국제공조' 계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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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무슨 말 오갔나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상하이 시자오호텔에서 가진 여섯 번째 정상회담은 약 30분간의 간이회담 형식이었다. 후 주석이 상하이 엑스포 개막식 참석차 방문한 각국 정상들을 만나는 일환이었다. 그렇지만 회담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중국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었다. 또 이 대통령이 최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연내 추진 여부도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후진타오 주석 의제 제한 없이 지역정세 나눠
산관학 공동연구 결과 나오면 FTA협상 연내로 앞당길 듯
◆의제 제한 없이 논의두 정상은 엑스포를 시작으로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양국 현안에 대해 두루 얘기를 나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2008년 전략적협력동반자로 격상된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과 지역정세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 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 지역정세를 언급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사건을 화두로 꺼냈다. 후 주석은 천안함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만약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우리로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끌고 가 대북제재 수순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 만큼 중국 측의 지원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이 약속한 단호한 조치는 북한의 혈맹 관계인 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등 과학적이고 투명한 사고원인 조사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로 '북한'을 명시적으로 꼽을 정도로 깊숙한 얘기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테러리즘에 대한 공동 대처를 위해서라도 국제사회에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한국에서 열리는 2차 핵안보정상회의 협력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FTA,조기 추진 공감
양 정상이 한 · 중 FTA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거론했는지도 관심거리다. 두 정상이 FTA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번 그 필요성을 언급했다. 2008년 5월 베이징에서 있었던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FTA 추진문제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석 달 후 서울회담에서도 FTA 추진에 대한 의지가 천명됐다. 다만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은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 측이 좀 더 적극적인 반면 우리 정부는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이 대통령이 "상황이 달라졌다"며 의지를 보인 바 있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두 정상은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심도 있게 논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양국 간 산 · 관 · 학 공동연구 결과가 곧 나오는데 그 이전에 앞선 논의를 하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국 간 실제 협상에 들어갔을 경우에 대비한 전략적 요소도 고려해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산 · 관 · 학 공동연구 결과가 곧 나오고 양국 정상이 여러 차례 추진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한 · 중 정부 간 FTA 협상이 연내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은 상하이 엑스포 개최를 축하했으며 두 정상은 2012년 여수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상하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