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성 지도부 단둥역으로…김위원장 영접?

●방중 임박 징후 속속 포착
北·中 접경 신의주서 5·1절 행사
역주변 경찰 배치…차량통제
압록강변 호텔 투숙객 내보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한 것 같다. 당초 4월 초로 예정됐던 방중이 무산되면서 5월 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왔다. 랴오닝성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단둥역사에 진입한 것을 볼 때 사실상 김 위원장의 방중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천안함 침몰사태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김 위원장이 방중을 서두르는 것은 천안함 침몰 등 현안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천정가오 랴오닝 성장과 부성장급을 포함한 성 지도부 5~6명이 2일 오후 3시께 단둥에 도착,지도부 전용 호텔인 단둥빈관을 거쳐 단둥 역사에 오후 5시께 진입했다"고 말했다. 통상 김 위원장이 단둥을 통해 중국 방문을 시작할 때 랴오닝성 지도부가 단둥에서 직접 그를 영접해온 관례로 볼 때 김 위원장의 방중이 수시간 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 단둥 등지에서 이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동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새벽부터 김 위원장이 전날 북한 은하수관현악단과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의 '5 · 1절합동음악회'를 관람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공연 관람 날짜만 밝혔을 뿐 가장 관심이 가는 장소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당,정권기관,무력기관,근로단체,중앙기관 책임일꾼들,과학 · 교육 · 문화예술 · 보건 · 출판보도 부문 일꾼들,시내 근로자들이 음악회를 함께봤다"고 보도한 점으로 미뤄 일단 공연 장소가 평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믈론 다른 해석도 있다. 북한은 1일 5 · 1절(노동절)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김영일 내각총리 주최로 신의주락원기계연합기업소에서 개최했다. 따라서 5 · 1절 행사 차원에서 열린 음악회 역시 중앙보고대회와 마찬가지로 신의주에서 열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기사와 함께 공연 사진 1장을 송고했는데 배경에 나온 무대와 조명 등 극장 시설이 평양의 중요 공연장으로 보기에는 다소 초라해 보인다. 북한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은하수관현악단은 최고의 건축술을 자랑하는 동평양대극장에서 주로 공연했는데 이번 사진에 등장한 극장은 동평양대극장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울러 최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대중 · 대미 '외교 라인'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5 · 1절합동음악회에는 북중 정상외교를 관장하는 김영일 당 국제부장과 '중국통'으로 최근 북한의 대중 외자유치를 이끌고 있는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대미외교 수장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배석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