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부터 광교까지 '분양꽃' 활짝…부동산 봄기운 물씬

이번달 4만여채 청약, 판교·별내 등 알짜단지 많아
전국 3만3110채 집들이…내집마련·전세 수요자 '찬스'
모처럼 부동산 시장에 봄기운이 돌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는 첫주부터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시작되는 데다 광교 · 판교 · 별내지구 등 수도권 유망 택지지구에서도 민간분양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월별 신규분양도 최근 4년 새 최대 규모에 이른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원룸 ·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도 투자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말 공급됐던 원룸과 오피스텔은 알짜 아파트를 능가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가 · 토지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예상된다.

집값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매수세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입주물량이 이달부터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불안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여볼 만한 시점이다. 보금자리주택 청약대상이 아닌 수요자들도 이달에는 택지지구와 재건축 · 재개발 등에서 유망단지가 많아 통장을 사용해볼 만하다. ◆보금자리 · 광교 등 알짜지역 분양 봇물

이달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67곳,4만2209채에 이른다. 2006년 5만4000여채 이후 최대 규모다. 작년 5월 1만3471채보다는 3배나 증가한 수치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겹친 데다 건설사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물량을 봄철 최대 성수기인 5월에 맞춰 내놓고 있다. 무주택자들의 관심사인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1만4391채)은 7~27일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세곡2지구(1130가구)와 서초 내곡지구(1130가구) 등 강남권 단지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민간주택은 서울 강남권(재건축)과 경기도 택지지구(광교 · 판교 · 남양주 별내지구 등)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되지 않았다면 재건축 단지 내 일반분양 물량도 노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입주물량 봇물…집값 하락세 지속될 듯

서울 · 수도권에서는 1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새 아파트가 입주대기 중이다.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3만3110채의 아파트가 집들이를 하게 된다. 작년 동기대비 1만4853채나 많은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는 1만9106채가 입주예정인데,2008년 12월(2만1758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그래서 입주물량이 많은 용인이나 서울 등 집값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사를 앞둔 수요자들이나 큰집으로 갈아타기를 생각중인 수요자들은 5월이 자신있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강북구 미아뉴타운(2577채) 래미안1 · 2차,강남구 역삼동 진달래2차 등이 발품을 팔아볼만한 단지다. 경기권에서는 반값 아파트로 유명한 군포 부곡지구 '휴먼시아(토지임대부주택),용인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2393채),성복동 성복자이1차(719채),성복힐스테이트 2 · 3차(1512채) 등이 꼽힌다. 이 밖에 양주시 고읍지구에서는 7515채의 국민임대아파트가 입주자를 맞는다. ◆원룸 · 오피스텔 관심 고조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30㎡ 안팎의 초소형 주택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격이 떨어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아파트와는 대조적이다. 관련 규제 완화에 따라 공급도 크게 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전셋값 상승세 등으로 임대수익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지난달 분양된 인천 소래 · 논현지구 에코메트로 더타워 오피스텔에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9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첫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됐던 관악구 신림동 '아데나534'도 3.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들 상품은 1억원 안팎으로 투자할 수 있는 틈새상품이면서 수익률도 6~8% 정도로 높은 편이다. 1억~3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관심을 둘 만하다. 연말까지 서울 · 수도권에서 2800여채(실)의 초소형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토지 · 상가는 여전히 찬바람

토지와 상가시장은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전국 땅 값이 한 달 전보다 0.21% 오르고,거래도 3.2%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경기도 하남 · 시흥 등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일부 지역의 땅값이 상승하면서 나타난 착시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직은 섣부르게 투자에 나설 때는 아니라는 얘기다.

상가시장도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판교에서 50여개의 근린상가들이 일제히 분양에 나섰지만,초기 계약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분양가도 비싸게 책정된 탓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원 대표는 "상가투자는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날 때 움직이는 게 유리하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가 투자적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