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아이디어 창업] (3) 지티사이언‥실험실 유해가스 차단 시약장 개발…유럽제품 따돌려
입력
수정
밀폐형·필터교체 시기도 연장…무게 줄이고 안정성은 높여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약장업체 지티사이언의 강연균 대표(42)는 지난 4월 초 회사를 방문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들의 깐깐한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외국 제품에 비해 어떤 점에서 경쟁력이 있지요. 유해가스를 완벽하게 잡는 게 가능합니까. " 강 대표는 "제품 테스트와 질문 공세로 피말리는 일주일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결과는 좋았다. 수의과학검역원은 그동안 사용해온 프랑스산 대신 지티사이언이 개발한 시약장을 최종 선택하고 5개를 구입했다.
정부조달 우수제품 선정…수출 협상
강 대표는 원래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분석장비를 팔았다. 그 사업을 하면서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시약이 연구원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 유해가스 탓이다. 이에 따라 유해가스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시약장을 개발할 목적으로 2008년 4월 회사를 창업했다. 강 대표는 우선 프랑스 독일 등 수입품의 성능을 분석했다. 수입 제품은 카본을 사용한 흡착 방식의 필터로 필터교체 시기가 2,3개월로 짧았고 흡입한 공기를 필터로 걸러 배출하기 때문에 유해가스도 함께 나와 실험실을 오염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강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유해가스를 촉매 방식으로 분해 처리하는 '토가(TOGA)필터'를 개발해 필터교체 시기를 1년 이상으로 연장하고 밀폐형으로 만들어 유해가스 배출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또 시약을 올려놓는 선반도 고정식인 외국 제품과 달리 슬라이딩 방식으로 만들어 시약을 넣고 꺼내는 데 편리하게 만들었다.
강 대표는 "하지만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시약장을 튼튼하게 만들려고 철판과 강화유리를 사용했는데 문을 열면 철판 무게 때문에 시약장이 앞으로 쏠려 균형을 잃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바닥났다. 이때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한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자금 5000만원이 단비가 됐다. 지티사이언은 이 자금으로 철판을 알루미늄으로,강화유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바꿔 제작함으로써 무게는 줄이고 안정성을 높였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0월 출시된 시약장은 싱글 타입과 더블 타입 두 종류.1ℓ 시약병 기준으로 싱글 타입(390만원)은 120병을,더블 타입(590만원)은 260병을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 제품은 싱글 타입 100병(500만원),더블 타입 200병(800만원)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서울대 한국화학연구원 청주농업기술센터 등 대학 연구소 등에 시약장 30여대를 팔았다. 올해는 300여대를 팔아 2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시약장이 지난 4월 정부조달 우수제품에 선정돼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 오른 데다 일본 등과 수출 협상도 이뤄지고 있어 판로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