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방역…충남 축산연구소까지 구제역

정부 수립후 처음…확산 비상
소와 돼지의 품종 개량 등을 연구하는 광역자치단체 직영 축산연구소에서조차 구제역이 발생,가축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 강화에서 시작해 경기,충북까지 퍼졌던 구제역이 남한의 한복판인 충남까지 진출하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일 "지난달 30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온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 어미돼지 1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정부 수립 후 발생한 4차례의 구제역 사태 중 지자체가 직영하는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병하기는 처음이다. 축산기술연구소는 종우(씨소),종돈(씨돼지)을 기르는 곳으로 송아지나 새끼돼지를 분양하고 소와 돼지의 품종개량 및 기술보급 등을 담당한다. 그런만큼 일반 축산농가에 비해 훨씬 엄격한 방역 및 소독 조치가 이뤄지는 곳이다.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 방역체계에 큰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구제역은 혈청형이 'O형'으로 인천 강화,경기 김포,충북 충주에서 발병한 것과 똑같아 이들 지역에서 옮겨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 연구소에서 기르던 돼지와 한우를 포함해 반경 500m 안에 있는 농장과 역학적으로 연관된 충남의 다른 농가 등 5495마리의 우제류(구제역에 걸리는 발굽이 2개인 동물)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창범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축산기술연구소의 방역 및 소독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 ·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