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MD 산지 급파…"전국 과일당도 다 조사하라"
입력
수정
여름 과일대란 우려 물량확보 나서지난 3~4월 추운 날씨와 일조량 부족으로 과일 출하량이 급감하자 유통업계는 전국 산지에서 과일 당도에 대한 전수검사에 나섰다. 이상저온의 여파가 추석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과일의 품질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과일 담당바이어 4명을 산지로 급파하며 '전수조사' 특명을 내렸다. 여름 대표과일인 참외,수박의 출하 물량이 평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데다 당도와 크기마저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최상록 이마트 과일팀장은 "비파괴당도검사 비중을 지난해 전체의 40~50%에서 올해 전 물량으로 확대해 기준당도 이상의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며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수박의 숙도(성장속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수확시점을 늦춰 숙도를 높이고 크기도 4㎏이상인 상품만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기준당도는 참외가 11.5브릭스(Brix · 과일의 당도를 나타내는 단위),수박은 11브릭스다. 이상저온으로 국산 과일과 수입과일의 희비도 엇갈리고 지난달 이마트의 국산 과일과 수입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과일 매출은 50.2% 증가한 반면 국산과일은 2.7% 감소했다. 최 팀장은 "작황부진으로 여름에 '과일대란'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포도,파인애플 등 수입과일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늘려잡았고 미국산 체리도 20% 늘릴 예정"이라며 "환율이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올해는 소비자들이 국산과일보다 수입과일을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외와 수박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2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5월에 평년기온을 회복해도 당분간은 상품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밖에 7~9월이 제철인 복숭아도 냉해로 인해 평년 대비 30~40%가 착과에 실패했고 배와 사과도 피해를 입어 추석 과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김효길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과장은 "사과는 이상저온으로 개화시점이 10일 정도 늦어지면서 추석 물량 공급이 시작되는 9월 초 수확시기도 7~10일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9월 중순 추석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 역시 냉해로 30%이상 출하량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