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게임하이 인수…'서든어택'의 행방은?(상보)

인수·합병(M&A) 이슈로 떠들썩했던 게임하이가 결국 넥슨을 새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넥슨은 6일 게임하이와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인수 조건은 차후 논의

넥슨은 이날 발행되는 게임하이의 70억 규모 무보증 사모전환사채(CB) 발행에도 참여해 전량 매입할 계획이다.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1836원이다.

넥슨은 또 게임하이 인수를 위한 지분율과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차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게임하이의 우수한 지적재산권(IP)과 뛰어난 개발자,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게임하이의 새 주인으로 CJ인터넷, 방준혁 하나로드림대표, 한게임 등이 꾸준하게 거론돼왔다. 하지만 이번 MOU로 인해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구체적인 지분 협상 가격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정확한 인수 가격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1836원의 CB 전환가액은 상당히 높은 가격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넥슨 쪽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며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 국민게임 '서든어택' 어디로?

넥슨 측에서 가장 탐낼 만한 게임하이의 IP는 PC방 인기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는 FPS(일인칭슈팅게임) '서든어택'이다.

서든어택은 현재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으며, CJ인터넷과의 퍼블리싱 계약은 내년 7월로 종료된다.

하지만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서든어택의 판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게임하이가 CJ인터넷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넥슨과 새 퍼블리싱 계약을 맺는다고 할지라도 CJ인터넷 측에서 기존 유저·게임 데이터베이스(DB)를 넘겨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DB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넥슨 측에서는 기존 유저층을 포기하고 새롭게 유저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과거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처럼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게임즈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마찰이 있었으나 결국 DB 문제로 계약을 갱신했던 사례도 있다.

게다가 서든어택의 후속작인 '서든어택2'의 경우 이미 CJ인터넷과 판권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역시 넥슨이 가져가기 쉽지 않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내년 재계약 시점에서 넥슨이 서든어택을 서비스하겠다고 한다면 넥슨·게임하이·CJ인터넷 3사가 합의해서 서로 만족스로운 결론을 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J인터넷 입장에서도 서든어택 재계약 문제는 골치거리다.

서든어택은 CJ인터넷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게임이며, 그 동안 CJ인터넷은 서든어택 판권을 수월하게 확보하기 위해 게임하이 지분을 일부 매수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넥슨이 단독인수에 나섬으로써 서든어택 문제를 두고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하게 됐다.

CJ인터넷 관계자는 "넥슨과 게임하이가 MOU를 체결한 것에 불과해 아직 확실하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기존 계약은 존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