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리모델링…PB들의 조언] "연말까지 주식이 투자유망" 41%…부동산은 수익형으로


"아파트를 팔고 주식에 투자하라."

주요 은행과 증권사 PB(프라이빗 뱅커) 100명의 대답은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됐다. 올해 연말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상품으로 주식 직접투자(41%)와 주식형 펀드(39%)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00명 중에 단 1명에 불과했다. ◆아파트보다는 상가

PB들이 주식 투자 전망을 특히 긍정적으로 본 것은 최근의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 관련 투자수익률이 다른 투자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목동지점PB는 "주식투자 수익률에서 채권투자 수익률을 뺀 일드갭(Yield Gap)이 매우 큰 상황이므로 주식투자가 합리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며 "펀드 환매도 군중 심리에 편승한 대안 없는 것이라면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택시장에 대해 PB들은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최근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아파트는 부동산 내에서도 인기가 없었다. 앞으로 유망한 부동산 유형을 묻는 질문에서 아파트는 3%에 불과한 반면,오피스텔 등 근린생활시설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상가(16%)를 꼽은 PB들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이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의 대세'로 꼽은 셈이다.

김일환 신한은행 여의도센터PB는 "주택은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추가 상승여력이 없는 만큼 시세 상승은 물론 임대소득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가 얼마나 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3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아파트로 상징되는 부동산 투자에서 앞으로 큰 재미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PB들의 인식이다. 다만 재개발 지분이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24%가 유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펀드는 성장주,채권은 우량회사채

주식형 펀드 중에는 특히 국내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42%의 PB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국내 가치주 펀드가 27%로 그 뒤를 이었으며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배당주 펀드와 해외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낮았다. 김민웅 대우증권 부암동지점PB는 "주가와 경기의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가치주 펀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은 정기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투자 대상으로 각광을 받았다. 정기예금 대체상품으로 채권 직접투자가 45%,채권형 펀드는 21%가 꼽혔다. PB의 71%는 추천할 만한 채권으로 우량기업의 회사채를 꼽았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하이일드(고위험채권) 채권과 관련 펀드의 투자를 추천하는 PB도 있었다. 이정훈 미래에셋증권 도곡지점 차장은 "금호그룹 관련 채권은 현재 하이일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 도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위험성이 낮다"며 "높은 금리를 보장받는 한편 경기가 회복되면 채권 등급 상승으로 시세차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재테크 전략을 짤 때 가장 고민하는 변수로 PB들은 경기둔화 가능성을 꼽았다. 국내 경기회복 둔화가 45%,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 둔화가 28%였다. 유럽 금융위기가 그리스에서 포르투갈로 번지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받고 있는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국내 변수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낮았다.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성향도 달라졌다고 PB들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객의 투자 성향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투자 결정에 훨씬 신중(49%)해졌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23%)는 응답이 많았다. '고객들이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 현금보유 비중을 늘렸다'는 대답이 17%로 그 뒤를 이었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