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리모델링…PB들의 조언] 증권PB, 고수익 선호…직접투자 권유

은행PB, 안정성 중시…펀드 추천
은행 PB(프라이빗 뱅커)와 증권사 PB의 시각 차이는 어떨까. 고객 성향이나 운용자금 규모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은행과 증권사 간 격차는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연말까지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꼽는 질문에서부터 그 차이가 드러났다. 증권 PB들의 58%가 주식 직접투자를 고른 반면 은행 PB의 75%는 주식형 펀드를 꼽았다. 증권 PB들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장외파생상품의 수익률도 높을 것으로 예상(21.7%)했지만 은행 PB들 중에선 이 상품이 유망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투자 유망 펀드에서도 증권 PB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추천이 76.7%로 압도적이었던 반면 은행 PB들 중에선 여기에 대한 선호는 6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원자재 펀드에 대한 추천은 증권(8.3%)보다 은행(22.5%)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중 코스피지수 고점도 증권 PB의 55%가 1900 중반 이상을 예상했고 그 중 2000포인트 이상을 점친 비율도 18.3%를 차지했다. 은행 PB 중에선 1900선을 넘기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60%에 달했다.

고객들이 찾는 상품군에서도 증권과 은행은 차이가 나타났다. 안정성은 높지만 이자율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정기예금의 대체상품으로 증권 쪽에선 고객의 63%가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을 찾는다는 대답이 나왔다. 은행 고객들은 ELS(45%)나 채권형 펀드(37.5%)를 주로 찾는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증권사와 은행의 산업적인 특성이 다르고 증권사 PB를 찾는 고객들과 은행 PB서비스를 받으려는 고객들의 관심사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도곡PB센터 센터장은 "은행 PB서비스를 고수하는 거액자산가들은 '얼마나 더 벌 수 있느냐'보다는 '어떻게 해야 내 재산을 잘 지킬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며 "은행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증권사 고객과 선호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남현 삼성증권 테헤란지점 부장은 "거액 자산가들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욕구"라며 "은행에 예치해 둔 자산의 일부라도 증권으로 옮겨 초과 수익을 얻으려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