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리모델링…PB들의 조언] 금융자산 10억 있다면…6억 연금·3억 회사채·1억 ELS로

노후대비는 어떻게

'노후생활을 넉넉히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까. '

은행과 증권사 PB(프라이빗 뱅커)들은 이 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 올초 퇴직한 P씨(61)가 단적인 예다. P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아파트 2채(25억원)를 갖고 있다. 여기에 퇴직금을 넣어둔 은행예금 등 현금성 자산은 10억원이 있다. 총 35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지만 매달 생활비로 쓸 수 있었던 월급의 빈자리는 크다. 월 고정수입이 없다보니 있는 돈을 까먹어야 한다. P씨에게 정성진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이 제시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은퇴 이후에는 수익성보다 현금 유동성이 중요하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 투자는 은퇴자들에게 좋지 않다. 수익이 다소 적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면서 매달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 우선 10억원 중 6억원을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즉시연금에 넣을 것을 권유했다. 10년 후 원금을 돌려받는 상품으로 1억원을 기준으로 한달에 35만원이 지급된다. 6억원을 넣으면 일단 월 210만원의 소득이 보장되는 셈이다. 즉시연금은 수익률이 낮은 만큼 3억원은 A마이너스 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게 좋다. 등급이 높으면 수익이 줄어들고 낮으면 투자 위험도가 올라가므로 A마이너스 등급이 좋다. 6%의 수익률이 가능하며 분기당 38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나머지 1억원은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수익률이 불확실한 ELS를 제외하고 월 336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은퇴자 평균보다는 많지만 강남에서 대기업 임원 출신의 은퇴자가 품위 유지를 하려면 최소 월 500만원이 필요하다. 이 경우 갖고 있는 2채의 아파트 중 한 채를 팔아 수익성 부동산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는 대기수요가 많아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계속 보유하면서 한 채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