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2단지 "재건축 시공사 컨소시엄 불허"

8년간 호흡맞춘 삼성-GS '곤혹'
수주전 더욱 치열해질 듯
시공사 선정방식과 추가분담금 문제로 조합원 간 내분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이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

이로써 이 단지의 공사수주를 위해 2002년부터 8년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흡을 맞춰온 삼성물산과 GS건설이 하루아침에 경쟁상대로 바뀔 수도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또 다른 건설사들까지 입찰참여의 길이 열리게 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지난 6일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투표를 통해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의원들은 43 대 40의 근소한 차이로 컨소시엄 대신 단독입찰을 선택했다.

조합은 또 입찰참여자격을 제한하는 '제한경쟁 입찰방식' 대신 모든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있는 '완전경쟁 입찰방식'으로 시공사를 뽑기로 했다. 조합 측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시공사 선정공고를 내고 이르면 24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총회 장소를 못 구해 시공사 선정일정은 결정하지 못했다"며 "6월 말 총회개최를 목표로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S건설 관계자는 "총사업비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장이어서 한 회사가 맡기에는 규모가 너무 큰데다 기존에 제시한 무상지분율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내놓으면 시공사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입찰참여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D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고덕주공2단지 수주를 위해 들인 공을 생각하면 두 건설사는 단독으로라도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우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더 좋은 조건을 내놓고 수주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고덕주공2단지는 지난 1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했지만 제한경쟁 입찰이 아닌 완전경쟁 입찰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불참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됐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